사람 사는 세상의 하루 하루는
좋은 일보다 궃은 일이 더 많은 법이죠
삼백 예순 날 중
근심으로 검댕이진 굴뚝 같은 속내일 때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마라톤 덕분에
제 세상의 채도와 명도가 선명해지고, 밝아진 듯 합니다

밤새 소담하게 눈 내린 하얀 겨울을
분홍빛 매화가 화사하게 마중나온 봄을
소나기에 증발하는 알싸한 흙내음이 살가운 여름을
길 모퉁이에 내러앉은 청명한 가을을
제가 달리면서 맞이하는 그 빛나는 순간들을
반듯하게 이어가다보니 마라톤 완주 100이라는 숫자가 채워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흔히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합니다
42.195키로을 오롯이 혼자서 감내해야 하는일이
인생을 닮았다 여기는 이유에서 일겁니다
하지만 마라톤은 결코 자신만의 고독한 싸움이 아님을
우리는 압니다
마라톤 대회 전 날
소풍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설레고
대회 날에 이름은 모르지만 낯익은 분들의 동행에 반갑고
회원님들의 응원과 격려에 힘이 납니다
완주 후 그 찬란한 만족감은 우리 마라톤쟁이만의
누리는 특별한 혜택일 겁니다

바람불어 좋은 날에
쾌청한 하늘 빛에 반한 날에
불현듯 맘이 소슬해지는 날에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읽은 듯
안부가 궁금해지는 날에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함께 달리기을 할 수 있기을 바랍니다

늘 ~ 마음에 담아둔 회원님들께 대한 고마움을
보통의 안부 인사처럼 경쾌하게 건네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우기원 회장님 그외 임원진과 회원님
수고 많으섰습니다

끝까지 발맟춰 페메 도움 주신
이복규감독님 김윤명 회원님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어제 10월21일 경주 동아마라톤의
감흥이 가시기 전에~

장미경 올림